본문으로 바로가기

[영화] 메리 위도우 메트 HD

category 리뷰 2015. 8. 22. 02:57



메리 위도우. 메트 오페라  HD 관람.


지난 번 짤쯔부르크 돈조반니로 더욱 실감했던 메트 오페라의 고화질의 우월함을 차냥!

으아아. 진짜 다시는 내 돈주고 HD 아닌 것은 안 보겠으. 정말 대바바바박 캐스팅 아니고서야. 머 요새는 삶의 미련따위 그닥 없어서 꼭 봐야겠다 이런 것들은 별로 없더라. 

그냥 보면 보는 거고 아니면 아닌거고. ㅋㅋㅋㅋ 젠장. 가끔 억울할 때 있지만 그래도 (지갑)속은 편하닭.


솔직히 말해서 나에겐 메리위도우(Die Lustige Witwe)는 단 한번도 오페라라고 생각되어 본 적이 없음. 

이유는 그냥, 뭐.

그냥 노래들이 별로야! 내 취향이 아님. 백날 천날 듣고 심지어 젤 유명한 바리톤-소프라노 듀엣곡도 배워봤지만 진짜 정말 취향이 아님.


나는 취향이란게 그닥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먹나? 정말 별로인건 어떻게 해도 별로더라. 

근데 하필 그 중 하나가 레하르다.


분아저씨의 노래를 좋아하는 내게 저주와 같은게,

헐... 하필 독일어작품이라 이 아저씨가 부른 건 또 많아요.

그르나 암만 우리 분아저씨가 불러도 그 테너 아리아는 참고 들어줄 수가 없어.

그냥 유행가 같어. 아니 유행가 맞을지도. 그 엄청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생각해보면. 

근데 내가 유행가스럽다고 다 싫어하는 게 아닌데 하여간 레하르는 이상한 서양식 뽕끼같은게 있어서 그 느글느글함을 도저히 내가 참을 수가 음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좋아하는 대히트작이지만 나는 별론데? 

할 수 없어. 별로인건 어쩔 수 없이 별로야. 좋아해 볼려고 무지 노력도 해봤지만 싫은 건 싫은거임. ㅋㅋㅋ


근데 메트는 왜 보러갔느냐.

이유인 즉슨, 이 극을 첨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음슴. 고로 뚜껑 열러 간거지.

전에는 쓰잘데기 없는 똥고집으로 무대에서 보기까지는 영상물도 안볼거임이라는 이유로 안 봤고, 나중엔 분아저씨가 부름에도 그 아! 레하르 특유의 그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으. 

하여간 그 느글느글한 느낌이 드는 아리아부터가 싫어서. 

아예 영상물을 볼 생각을 안했음.


근데 오늘 보니 머. 스토리 자체는 재미남. 특히 밀당하는 대사들이 아주 찰지고 특히 플롯!!이 재밌네그려.


메트가 무대도 대박 화려하고 촬영기술도 좋으니까 볼거리는 풍부했음. 컨셉도 뮤지컬이어서 메트와 브로드웨이의 성공적인 합작으로 보인다.

근데 다른 오페라극장버전 메리위도우는 한 번도 못 봤지만 보드빌 뮤지컬특성을 강조한 연출이 아니었다면 오페라무대에서는 이렇게 화려하게 하기는 여려웠을 거라 본다. 이건 다른 버전 보고 판단을 해야겠는데 손이 안가서리.

[박쥐]같은 오페레타도 캬바레 무대는 되게 화려하게 하니까 메리 위도우도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근데 여기는 메트. 화려하지 않은 무대가 없는지라 다른 오페라 작품들과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더라는. 다른 무대들은 유툽같은 데 올라온 아리아 영상보면 이것보다는 단출하던데. 근데 쉐 막심부분은 못봐서 그건 장담 못하겠뜸.


어쨌든 쫌 놀란건 사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들을 데려와서 메트에 세웠다는 것 자체가.


캐스팅을 살짝 볼까.


일단 한나 글라바리는 르네 플레밍.

음, 다른 건 몰라도 이 언니가 한 우아하심. 전에도 [장미의 기사]에서 근사하게 나왔기 때문에 귀족 부인역은 믿고 볼만 함. 얼굴이 이뻐서 보기로 한 것도 있음.


다닐로는 소개할 때 보니 네이선 건이라는 바리톤인데 오페라랑 뮤지컬이랑 양쪽으로 활약한다고 하던데. 믿을만한 캐스팅이니가 데려왔겠거니.


제타. 크하하핡! 무려 토마스 알렌경.

하 이 양반 진짜 대박임. 정말 간만에 보는데. 정정하시네영.


제타 부인. 켈리 오하라.

난 몰랐는데 브로드웨이의 엄청난 뮤지컬 스타라고 함. 그냥 머 얼굴은 고만 고만하고 날씬날씬했음. 인터뷰때 보니 오페라 전공했다고.


그리고 까미유 로시용. 이건 어떤 테너였뜸.


젤 튄건 역시 댄서들. 캉캉 추면서 튀는 목소리로 코러스도 했다네. 그 큰 극장에 마이크없이 발성할려면 다 죽었을 텐데.


오늘의 사회는 조이스 디도나토! 내가 참 이뻐하는 언니. 노래 음청 잘해. 친근하게 생김. (쿨미녀는 아니게 생겼다는 뜻임. 크크.) 메조인데 높은 노래도 잘해용. 연기는 두 말하면 입아프다.


여기 사회보는건 어차피 돌려막기라서. 

네명 정도?

조이스 디도나토, 르네 플레밍, 데보라 보이트, 수잔 그레이엄.

요렇게가 돌아가면서 인터뷰 했던 걸로 기억함. 이언니들 꾸미고 나오면 대박임. 음청 이뻐여. (걍 뚱걸들이 아님메.)


근데 젤 처음 뜨악했던거! 이질감 1번.


영어야! 노래가 영어야!!!!!


나는 철썩같이 이건 독일어다라고 믿고 간건데. 끄아아.

리펜 슈바이겐 들으러 간건데. 아아아…

첫 음절부터 터져나오는 영어. 아아아…

뜨아아아… 내 멘탈.

이것은 빈에서 볼크스에 카르멘 보러 갔더니 독일어로 공연하던 그런 쇼끄!


선입견일지 몰라도 영어로 부르면 뮤지컬처럼 들린다는 거. 근데 그냥 발음이 쏙쏙 들어오긴 했다.

근데 이건 이 작품이 탄생한 시대배경을 생각하면 단순한 번안작품이라고 할 수도 없다.

심지어 한 도시에서 5군데 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 적이 있을 만큼 대유행이었고, 1막은 영어 2막은 독일어로 한 공연도 있다고 했으니. 


레하르가 원래 헝가리 사람이라서 헝가리에서는 헝가리어로 공연한다고 하고.

영어 버전은 구성도 바꾸고 노래도 많이 뺐다 꼈다 해서 거의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할 것 같다.

독일어 버전을 못봐서 안타깝긴 하지만 그냥 영어로 된 오페레타 하나 봤다고 여기련다.


그리고 이질감 2번.

르네 플레밍. 혼자 발음 발성 튐. 왜일까여.

이 언니만 혼자서 오페라처럼 부르는 느낌임. 노래가 어려운건가? 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데 어려운 노래를 부른다는 느낌은 팍팍 주면서 불렀음. 초고음을 길게 길게. 그리고 사운드 믹싱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켈리 오하라보다는 확실히 발성이 크긴 하던데.


내 소견으로는 독일 가곡보다 더 발음 튀는게 영미 가곡이라서. 이 언니가 부르는 영어 버전들이 엄청 발음 튀고 힘들게 들리더라. 


근데 또 희한한게 네이선 건이라는 이 바리톤. 이 사람은 또 영어버전인데 엄청 잘해요. 대사할때도 노래하듯이 멜로딕하게 들리는게 레치타티보인줄, 흐흠. 바리톤 필터인가. 아니, 확실히 이 양반이 목소리도 좋드라구. 


그래서 첨엔 이 바리톤 양반은 뮤지컬 배우인가 했는데. 아마 양쪽 공히 공력이 쌓여서 능숙한 것 같기도.

찾아보니 엘레나 가란차랑 같이 [이발사] 레코딩도 하셨던데. 타이틀 롤로.


하여간 그냥 대사칠때도 엄청 멜로딕하게 들림. 살살 녹아여. 꺄아.

그리고 생긴 것도 보면 러셀 크로 양산형(차마 하위버전이라고는 말 못…)처럼 생겼음.

러셀 크로가 노래를 이만큼 잘 했으면 울버린처럼 브롣웨이 궈궈하셨겠지. 그리고 우리는 귀 호강하는 레미제라블 영화를 영접했겠지.


영어란 뭔가 알 수 음써. 젤 많이 듣는 외국어인데 성악으로는 제일 낯설게 들림. 아 내 귀에 멀미 작렬하는 러시아어는 일단 제외.


헨델은 좋아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헨델 오페라도 약간 발음이 튄다는 느낌이…


귀에 이상한 필터가 있군.


근데 토마스 알렌 경 왤케 연기 잘해. 진짜 잘해. 대박. 

발성 쩔어. 연기 쩔어. 액팅 시선처리 쩔어.

이 영감님의 젊은 시절 돈조반니며 마술피리며 자주 봤지만 이런 느낌 첨이야.

영어로 하니까 확실히 돈조반니같은 데서는 잘 못느껴지던 연기 능력이 실감되네. 인터뷰때 조이스가 하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


영감님! 브로드웨이 진출하세요. 대박이어요! 진짜 무대 체질이시네. 짱이심. 이런 로코도 잘 어울리시고.

마지막에 청혼할 때 진짜 빵터졌으요. 너무 능청스럽게 잘하세요.


아…

어쩌면 이건.

그냥 바리톤 필터인건가.

아냐 아냐! 난 아무 바리톤이나 좋아하지 않는 확실한 취향이 있뜸. 자갈 바리톤은 노노노노노노노.

(설마 영감님 필터…헉)


메트 대극장이 엄청 클텐데, 재주 넘는 무용수들이 뛰어 다니기에 좁아보인게 함정이다. 


또하나 깼던거.

토니상 받은 의상 디자이너의 옷이라는데 왜 내 눈에는 다 스칼렛 오하라가 해입은 커튼으로 만든 드레스 같은지. 진짜 디자인 별로였는데.


무대의상인데 하나도 반짝거린다는 느낌이 없고, 이건 HD화면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할튼 색깔들이 다 칙칙하던데. 디테일이 살아 있는 건 하나도 안보이더라구. 그냥 모노톤에 실루엣으로 승부보는게 낫지 않았을까?

벨 에포크 시대는 그래여? 그런 거에여?


그리고,

아이고 르네언니.

르네언니 인제 나이 먹은거 보이는구나. 주름이, 흑흑. 다른 작품에서는 티가 별로 안나는데 여기서는 배경의 언니들이 너무 이쁘다보니 나이먹은 티가 왕창 나여.

그래도 옆모습 이런거는 참 이쁘고 금발도 잘 어울리는데,

의상은… 그 비싸보이는 의상들은, 깃털과 금색천으로 휘감은 그 의상들은 진짜 안습이었삼. 처음에 입고 나온 검은색 시스루 의상도 대박이긴 했는데 끄앙. 뚱뚱해 보였고.


금색의상은 드레이퍼리는 대박이었고, 이건 뭐 나름 선방함.

근데 마지막에 입은 흰색 의상은 이게 뭐, 배가 엄청 나와보이는 디자인. 흑흑 ㅠㅠ 뭐 고화질이니 사실을 감출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안감으로 착각할 망사천이 씨잘데기 없이 너무 많았슈.

패션 문맹인 내 눈에는 하여간 그리 보임.


몇년 사이에 왕창 나이먹은 느낌은 내 기분탓인가. 살은 좀 찌신 건지 내가 지금껏 몰랐던 건지 모르겠다. 몇년 전 영상보면 어리고 이뻐보였는데. 소리때문에 찌운거 아니죠? 

요즘은 살이 붙은 가수들 보면 소리때문에 찌운거겠지(그렇죠 흑흑. 그렇다고 말해줘요.)라고 애써 생각을 하는데 딱히 마음에 위안은 안되네.


그래도 옛날에 나는 르네 플레밍이라면 질색팔색을 했더랬는데.

왜냐면 그 기름기 질질 흐르는 그 음색이 질색팔색이어서.

근데 보다보니 정이 들었는가 보다. 마스터 클래스 영상 올라온것도 가끔 보는데 사람 괜찮아 보이고.

연기를 잘하고 실수도 없고,

뭣보다,


이뻐, 얼굴이.

흐흐흐흐흐흐흐


얼빠는 노답임.


여러가지로 귀 취향이 관대해지는 경향도 있음. 칼라스도 괜찮게 들리는 걸 보면. 그래도 슈바르츠코프는 아직 안돼. 안돼. 그건 음색 이상의 문제임. 음정은 음정은, 안되메.


차라리 폰테베드로 고유의상이라고 입고 나온 종아리 보이는 의상이 더 발랄하고 이뻐 뵈더만. 꼭 조지아(그루지아) 민속 의상처럼 생겼고, 춤도 조지아 민속춤 같던데. 발칸반도에 위치한 가상의 국가니까.


댄스는 조금 아쉬움. 그럭저럭 하시는 느낌. 왈츠 출때 살랑 살랑 휙휙 돌아갔으면 진짜 낭만적이고 멋있었을텐데. 

다닐로역의 바리톤은 스텝 쩔던데 뭔가 묵직한 것을 질질 끌며 도는 느낌이어서 살짝 아쉬워라.

하지만 두 사람 눈빛 연기 좋았음. ㅎㅎㅎ


켈리 오하라는.

영화는 솔직히 엔지니어가 매만진 결과물이라 얼마나 노래를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괜찮았고. 그렇다고 엄청 인상적이지는 않았음.

그리고 날씬한데 내 눈에 이뻐보이지가 않음. 난 통통이들이 취향이었단 말인가.

눈이 연기를 안하는 듯 보임. 표정이 고정이여. 속을 모르겠는 여자같이 보이던데. 

근데 뮤지컬계에서는 연기잘하고 노래 잘한다는 평인듯? 그쪽 업계를 안들여다 봐서 잘 모르지만.

근데 춤은 엄청 잘 춤. 대박임. 거기 댄서들하고 맞짱 뜨던데. 옆돌기 텀블링도 하고요 언니 덜덜덜.


그래도 몇 개 건진걸 보자면.


빌랴의 노래의 실체를 알게 됨. 괜찮은 노래네. 언젠가 기회되면 한 번 배워볼 생각. (이렇게 위시 리스트는 늘어만 가고 ㅋㅋㅋ)


[입술은 침묵하고]는 휙 지나갔네? 감흥없이 흑.


이 작품의 일등 공신은 역시 플롯.

플롯이 다했잖아여?


켈리 오하라라는 뮤지컬 스타를 알게 됐네? 이번에 보니 [왕과 나]로 올해 토니상 타셨더군. 그리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뮤지컬도 잘 되셨다고.


머 이렇다는 얘기.

급 [장미의 기사]가 보고 싶네. 르네 언니 나오는 [카프리치오]를 봤어야 했어.


이어서 하는 [호프만 이야기]나 보러가야겠다.

그리고 디도나토 언니가 나오는 [라고의 여인]은 헐, 푸치니였네. 볼까 말까.

더블 빌로 하는 [욜란타]는 얼굴 예쁜 안나가 나오지만, 것보단 차이코프스키니까 살짝 기대중. 

버뜨 테너는 노래 잘하는 사람 나오길. 

노래못하는 가수가 부르는 냐뇨냐뇨 러시아어는 진짜 멀미남. 

오히려 흥미는 [푸른 수염의 성]쪽이고 연출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보러갈 듯.


갑자기 기억남. 독일사람들-독일어권 사람들의 레하르 사랑은 대단한 듯함. 작은 극장의 일년 레퍼토리 보면 레하르 꼭 있고, 레코드 가게를 가 보면 확실히 실감하게 됨. 

지금은 명실공히 최고로 사랑받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레하르 쇼 DVD가 가게마다 깔려있음. 

나 진짜 카우프만 좋아하지만 도저히 레하르를 살 수는 없었음.

디너 쇼 같은 분위기던데. 양복입고 마이크 잡고. ㅋㅋㅋ

근데 양복입고 마이크 잡은 모습이 또 너무 디너쇼 분위기에 어울리네?

왜 하필 레하르냐. 가곡 리사이틀도 많잖아. 여행객 기분에 텍 마이 머니 외칠 준비가 된 나에게 레하르라니 덜덜.


그니까, 그 필하모니 겨울 여행 리사이틀은 겁나게 각잡고 어르신(무시무시한 틸레만 얼굴이 왜 지나가지 ㅋㅋㅋ)들에게 깍듯이 인사하는 분위기인거 맞다니깐. 전통대로 앵콜하나 없이 쌩 들어간 걸 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