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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모차르트 <후궁 탈출> ROH 그리고 조지 솔티

category 리뷰 2015. 5. 31. 05:58



모차르트 <후궁 탈출 :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조지 솔티, 코벤트 가든 


보고 났으니 대충 정리를 해봐야겠다. 2005년에 나온 영상물인데 레코딩 자체는 1987년이라는 꽤 옛날 작품. 

생각해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은 꽤 괜찮았구나. 연출은 모신스키. 야외라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진 무대였다. 하얀 건물들과 멀리 보이는 바다. 

파샤가 꼭 요제프2세처럼 하고 나오고 그 측근들도 남자들이 다 오스트리아 사람처럼-흰가발, 스타킹, 굽높은 구두-하고 나온다. 아무리 봐도 터키 복식이 아닌데? 유일하게 쿠르트 몰이 연기한 오스민만 터키 사람처럼 나온다. 신스틸러이기도 한데 연출만 보면 오스민 혼자 모두와 싸우는 꼴이라 좀 안쓰럽기도. 덕분에 국내 들어온 DVD에서 표지를 장식하심.



콘스탄체는 아주 어려운 노래는 잘하는데 다른 노래는 고만고만. 녹음 기술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딱히 성격 쎈 여자처럼 나오지는 않는다. 파샤랑 등장할 때 보니 완전 둘이 좋아죽던데. 절친인 줄 알았음. 검은 머리가 고슬고슬하게 풍성한 조그맣고 귀여운 여자다. 파샤랑 엄청 잘 통한다는 컨셉인건 알겠음.

흠, 하긴 나중에 벨몬테랑 페드릴료의 삽질을 생각하면 남자 둘을 그냥 바닷물에 빠뜨려도 될 것 같은데. 콘스탄체는 파샤랑 잘되고 블론데는 오스민이랑 잘되서 오스민에게 문화쇼크를 좀 주는 것은 어떨까. 

여자를 의심하는 그지같은 억지 시츄에이션이 쯔증이 좀 나서 오히려 파샤가 더 멋져 보임.

근데 파샤 역 맡은 올리버 토비아스? 이분 스위스 영화배우시구만. 2000년에 찍은 터키의 모차르트라는 다큐에도 파샤로 나왔다는 검색결과가. 이건 또 뭐하는 다큐냐. 

그 얼굴 어디 안가시더구만. 약간 돌출된 입. 멋있게 늙으신듯.


<눈빛이 그대로야...>


<후궁 탈출>에 관해서는 전에 대충 썼고 또 언급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음, 계속 딜레이되다가 요제프2세가 밀어줘서 결국 완성을 하긴 했는데 그가 원한 대로 담백한 독일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라 다소 이탈리아풍으로 느껴졌었나보다. 화려한 곡들이 많았으니 그렇게 느낄 법하고. 그래서 그 영화에 나왔던 문제의 대사 “음표가 너무 많군.”이 나온 이유를 알게 됐다. ㅋㅋㅋㅋㅋ 하여간 제후들이란.


이 영상물에 나오는 분들 중 아는 사람이라곤 숄티, 모신스키, 쿠르트 몰 셋 인데.

그럼 이번엔 숄티 경에 대해 알아보기로 할까?



<찾아 본 중 제일 젋은 시절. 손깍지 좋아하세요? 근데 털...>

<같은 자세 다른 구도>


조지 숄티(살티?), 그 전까지 나는 게오그르 솔티라고 불렀는데 조지 숄티라고 부르는 게 맞는가보다.(그래요?)

Sir경이 붙길래 영국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헝가리 사람. 리스트에 이어 기억할 만한 헝가리 음악가가 생겼네라고 생각했으나 1971년에 훈장 받고 1972년에 영국으로 귀화하셨다고 합니다, 네. 

이분 앞에 항상 붙는 것은 그래미상 최다 수상자 33번 수상자. 워오~ 이 기록 깰 사람이 앞으로는 없을 듯.

처음 만난 것은 아마데우스 OST. 전부 이 양반 녹음이었다. 이 영화음악은 후시가 아니라 먼저 음악을 다 녹음하고 화면을 거기에 맞췄다고 한다. 

<미묘한 머리숱 차이>


[출생과 성장 배경]

무려 1912년 생. 헝가리 출신, 정확히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출신이다(뮤지컬 엘리자벳을 보면 이때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원래의 성은 슈테른(Stern)으로 슈테른 죄르지(Stern György)였다. 아버지는 슈테른 모리츠(Stern Móric), 어머니는 로젠바움 테레즈(Rosenbaum Teréz). 오랜기간 오스트리의 지배를 받았던 헝가리에 민족주의가 발전하자 유태인이었던 일가는 유태계 성인 슈테른을 헝가리풍의 솔티로 바꾸었다. 

그리하여 헝가리 이름으로 솔티 죄르지(Solti György)가 되었다.


그의 친척 중에는 유명한 사진작가 독일인 라슬로 모호이 너지(바우하우스 알아볼 때 엄청나게 많이 들어본), ‘고엽(Autumn Leaves)'의 작곡가 조제프 코스마도 있다. 


[교육]

솔티는 기본적으로 피아니스트였다. 그래 그래 역시 지휘자는 피아노지.

일명 헝가리 엘리트 코스. 6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헝가리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리스트 음악원에서 바르톡, 코다이, 도흐나니 등의 음악가들로부터 피아노와 작곡 지휘등을 배웠다. (헝가리에 가보면 졸탄 코다이는 국민영웅이다. 리스트보다 더 존경하는 것 같다.)

13세때 에리히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직접 듣고 지휘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1930년 리스트 음악원을 졸업하면서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에서 코레페티토르(Korrepetitor 전에 국립오페라단의 박원후님 같은 음악코치)로 들어가서 여러가지 건반악기를 연주하며 오페라를 배웠다.

1936년에는 피아노 결원으로 짤쯔부르크에 갔다가 토스카니니(!)의 눈에 띄어서 조수가 되었다. 1937년 <마술피리> 공연에서 토스카니니의 지휘에 맞춰 글로켄슈필(파파게노에게 준 마술 종이 울릴 때 나는 소리를 생각하면 됨)을 연주했다.



[지휘자 경력 시작과 피아니스트 활동]


지휘자 데뷔는 1938년 부다페스트 오페라에서 <피가로의 결혼>으로 하였다. 대타였나. 그 이듬해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찌의 탄압을 피해서 스위스로 도피. 거기에서 피아니스트로 8년간 활동한다.

제네바에서 국제 피아노 경연 대회에서 1등을 한다.



[독일 활동]


전쟁이 끝나고 독일에서 <피델리오> 지휘를 시작으로 다시 경력을 재개. 

1947년에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의 감독이 되었다. 솔티 자신이 말하기를 나치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많은 지휘자들이 잘리게 되어 지휘자가 많이 부족했다고 한다. 에리히 클라이버와 토스카니니가 많이 도와줬다고. 나치시대에 금지되었던 음악가 힌데미트의 <화가 마티스>를 초연했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 음반 녹음도 활발히 했다.

슈트라우스 85세 기념 공연에서 <장미의 기사>를 지휘하였고 작곡가가 드레스 리허설에도 참석하였다.

1952년에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여 10년간 재직하였다.

1958년에 스튜디오 최초로 <링 시리즈>를 녹음하였다. 무려 빈에 캬라얀이 있었는데도 솔티가 최초 녹음을 하게 되어서 캬라얀이 약간 심기 불편? CD의 런닝타임을 결정지으셨다는 캬라얀임을 생각하면 바그너의 최초 녹음을 빼앗긴건 짜증났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와중에 런던 필, 글라인드본 페스티발, 코벤트 가든 활동으로 영국과의 접점이 늘어남.



[영국 활동]


1961년에 코벤트 가든 음악 감독이 되고 71년에 마지막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지휘한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바그너를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리면서 코벤트 가든이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가 되는데에 공헌을 했다고 한다.

1971년에 영국 국적을 취득하고 나이트(Knight) 칭호를 받았으며, 이후 1972년에는 코벤트 가든의 수준을 높인 공을 인정받아 1972년에는 ‘경(Sir)’ 작위를 받았다. 이로서 영국사람이 되심.



[미국 활동]


1969년에 시카고 심포니 음악 감독이 되어 1991년에 사임하게 된다. 뜨아…몇년이야. 시카고 심포니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함. 그후에도 시카고 심포니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심. 어떻게 된게 제대로 성공한 음악가들 보면 유럽 거쳐서 꼭 미국으로 가더라는. 러시아 음악가들도 그렇고 토스카니니나 다른 유럽 음악가들은 미국에 가면 성공의 완성을 이루게 되는 듯? 뭐 그냥 그런 것 같다구요.


그리고 솔티경의 엄청난 영향력으로 전 세계의 오케스트라 멤버들로 이루어진’평화를 위한 월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40개국 81명의 멤버로 1995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5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초연에 성공했다.



[그리고...]


1997년에 프랑스 앙티브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까지 계속 연주 활동을 쉬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스케줄도 많았다고 한다. 끝없이 활동을 계속하신 대단한 분. 지금은 헝가리에 묻혀 바르톡의 옆에 계신다고.


어릴때 들을 수 있던 모든 클래식 음반에서 캬라얀과 함께 만날 수 있던 분. 이 후궁 탈출 영상물도 1987년 작이었다. 아직 살아계실때구만. 2005년에야 왜 영상물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음. 쿠르트 몰 할배도 아직 살아계시는데? 은퇴 1년 전이라서? 


역시 찍어 놓으면 언제든 빛을 보게 되는 모양이다.


다른 정보를 보니 엄청 근육질의 남성적인 스타일의 지휘자라고 한다. 어마나. 헝가리언 특유의 열정과 낭만이 넘쳤다고. 언젠가 이분 리허설 영상 좀 찾아서 봐야겠네. ㅎㅎ





<포실포실한 언니, 같은 영상인데 표지가 다름>




[음반 정보]


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 K 384 by Wolfgang Amadeus Mozart 
Performer:  Lars Magnusson (Tenor 페드릴료), Oliver Tobias (Spoken Vocals 파샤), Deon Van der Walt (Tenor 벨몬테), 
Inga Nielsen (Soprano 콘스탄체), Kurt Moll (Bass 오스민), Lillian Watson (Soprano 블론데) 
Conductor:  Sir Georg Solti 
Orchestra/Ensemble: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 Orchestra,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 Chorus 
Period: Classical 
Written: 1782; Vienna, Austria 
Date of Recording: 1987 
Venue: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 
Length: 140 Minutes 0 Secs. 
Language: G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