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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Museum: Woman, Behold Thy Son (Stabat Mater)

James Tissot (French, 1836-1902). Woman, Behold Thy Son (Stabat Mater), 1886-1894.

Opaque watercolor over graphite on gray wove paper, Image: 11 11/16 x 6 in. (29.7 x 15.2 cm).

Brooklyn Museum, Purchased by public subscription, 00.159.300


갑자기 삘이 꽂혀서 이번에는 옛날 음악을 배우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것이 페르골레지의 Stabat Mater.


 계기는 아무래도 2월에 있었던 필하모니 무료공연 때문인 것 같다. 필하모니라하면 베를린필의 본산인 음악당을 말한다. 그 이상한 불규칙한 오각형으로 된 현대적인 느낌의 노란 건물 말이다. 고풍스러울 것 같은 베를린필의 이미지와 달리 산뜻하게 칠해진 건물인데 또 생긴건 모던하게 이상해서 나처럼 공간감 없는 사람은 어디가 후문이고 어디가 정문인지 헷갈려서 드나들기 곤란할 뿐이지만.


 하여간 그 낮 로비 공연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무료 공연이었던 것 같다. 베를린 여행하는 사람들은 커뮤니티에서 무료공연에 대한 정보를 얻는 모양인지 나도 거기에서 어떤 분이 알려줘서 보게 됐다. 


 늦은 것도 아니었는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1층을 비롯해서 로비의 무대가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다. 현지인들의 음악사랑은 알아줘야 한다. 연주곡의 목차가 적힌 종이도 모두 소진되어서 나는 그냥 옆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고 있는 것을 흘끔거리며 2층에 서 있었다. 


 친절하게 해설이 있는 공연이었음에도 독일어를 전혀 모르는지라 그냥 베를린 인근의 어디 음악원의 학생들 공연이라는 것만 대강 짐작했다. 아마 학술적인 연구-음악 자체에 대한 연구와 실제 연주-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설이 길었지만 하여간 거기서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의 일부분을 했다. 근데 1곡인지 12곡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멘부분도 했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내가 Lacrimosa라는 가사를 따라 부를 수 있었던 걸 보면 1곡인 Stabat Mater Dolorosa는 확실히 불렀던 것 같다. 지도 교수인 듯 싶은 여자분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런 저런 설명을 자세하게 했었고 직접 피아노 반주도 했다. 대부분 모르는 노래였는데 유일하게 알아 들은 것은 바하 그리고 페르골레지였다. 바하는 오라토리오의 어마무사한 아~ 아~~~ 아아아~~ 멜리즈마의 향연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 잘 안나지만.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멜로디만 알았을 뿐 여태껏 제목도 몰랐는데 귀국하고 나서 열심히 검색을 해봤다. 그리고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아, 이 노래였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주 영상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니 매우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곡이었다. 


 이 곡을 처음 들어본 건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에서 였다. 이 영화가 히트를 쳤을 때 우리나라에도 아마데우스의 영화음악 음반이 엄청나게 팔렸다. 기억하기로 세 장이 나왔었는데 3번 음반에 이 페르골레지의 유명한 음악이 들어 있었다. 


 영화에서는 매우 인상적인 부분에서 배경에 깔린다.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와 충격적인 조우를 한 후에 그런 천박한 인간에게 그런 재능을 준 것을 기도 중에 원망하는 교회 장면에서 이 유명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아주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한다.


 음반에는 마지막 곡인 12번 콴도 코르푸스와 이어지는 아멘(Amen)이 들어있다. 소년 합창단의 연주로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경건한게 들리는 곡이다. 그런 가운데 아멘은 반음정씩 정확하게 떨어지는 카논 형식으로 화음이 묘하게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결국 악보만 있으면 반은 된거야라는 기분으로 신나가지고 인터넷을 뒤적거렸는데 오오오! 있었다. 어떤 독일 단체에서 자기들이 연주하려고 만든 자료였는지 악보를 스캔해서 올려놓은 것을 찾아냈다. 라틴어 가사 밑에 독일어 가사가 있는 악보였다. 역시 인터넷은 정보의 보고! 


 전체 12곡으로 대략 40분에서 50분 안쪽으로 구성이 되는 곡이었다. 그리고 소프라노와 알토의 2성부의 곡이라는 것도 찾아보고 알았다. 화음이 아름답길래 다성부인건 알았지만 2성부인지는 몰랐다. 그냥 소프라노 성부만 배울 생각이었는데 선생님이랑 2성부로 부르면 더 재밌겠구나라는 생각은 아마 잠재적이었겠지. 클클클~~~ 

그러나 우리 선생님은 바리톤이신데. 뭐 나보다도 더 고음이 잘 올라가시므로 걱정은 일단 넣어두고.


하여간 이렇게 해서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배우게 되었다는 장황한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페르골레지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낸 것과 이 스타바트 마테르라는 곡 아니 장르에 대해서 끄적여 봐야겠다. 일단 조사를 했으니 잘 까먹는 나로서는 적어놓는 것이 좋겠지 후후.

 


 맨 위의 그림은 구글링하다가 처음보는 구도가 신선해서 붙여 넣었다. 원래는 우리 M.젤로횽(흡!)의 다비드 사진을 붙여 넣으려 했었는데 처음 보는 저 그림도 마음에 들었다. 주요 인물들이 전부 모습을 감추고 있어서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런가하면 십자가를 끌어안고 있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여인의 동작은 굉장히 격렬하다. 특이한 그림이다. 부룩클린 뮤지엄에 있는 그림인 모양이다. 친절하게 다양한 사이즈로 다운도 받아가시고 링크도 걸어보라고 되어있는 미술관 홈페이지라니. 감동먹었다.


https://www.brooklynmuseum.org/opencollection/objects/13509/Woman_Behold_Thy_Son_Stabat_M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