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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타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category 공연 구경 2016. 9. 25. 04:31

사실은 수 없이 쌓인 공연 프로그램들을 처분할려고 시작한 공연 기록.

너무 미련이 많아서 처분을 다 못할 것 같아서 일단 손닿는 곳에 있는 팜플렛부터 올리기로 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양들의 침묵'때문에 메인 멜로디는 익숙하지만 집중해서 들어본 적은 별로 없었다.

6월이면 회사가 지옥이나 다름없었을 시기인데, 정말 나도 힘들도 몸도 힘들고, 다들 힘들고.

진짜 죽지 못해 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최악의 근무 환경, 후.


단아하고 심플한 연주였다. 연주자도 차분하고 침착하고. 

담담히 악보를 넘기며 1시간이 넘는 연주 시간을 영롱하게 채워줬다. 바흐를 연습하려 6개월 동안 스케줄을 비우고 연습을 했다니 수도승이나 다를 바 없잖나. 레퍼토리를 늘린다는 것은 삶은 채운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온전히 그 연주자의 것이니까.

녹음한 곡들을 살펴 봤는데, 라인을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수많은 콩쿨 출신 연주자들 중 한명으로 잊혀지지 않고, 현명하게 레퍼토리를 잘 선택해 온 것 같다.

피아노로 들었지만 합시코드연주보다 더 담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엄청 발랄하기도 하고. 신선한 연주자였다. 뭐 바흐인데 머리결 흩날리며 고개 꺾기는 좀 그렇지? ㅎㅎㅎ

내가 힐링이 고팠나부지? 

연일 야근이었는데도 졸지도 않고 충분히 즐겼던 연주였다. 바흐 뽀레버!! 바흐는 치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