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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넌버벌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Blam!>

category 공연 구경 2015. 6. 18. 14:01


몇달 전엔 안직 멀었다 싶었는데 꾸역꾸역 예매한 공연 날짜는 잘도 다가온다.

(키보드 스킨을 벗겼을 뿐인데 왤케 오타가 심한거지!)

메르스로 걱정이 많을 법도 한데 어쨌든 자리는 빈데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자리가 앞이라서 뒤쪽에 빈자리가 있는지 어떤지는 잘 보질 못했다.

어쩌다보니 패키지 공연에서 연극 위주로 선택을 하게 된지가 몇년이다. 

워낙 좋아하는 장르기도 하고 보고 나면 생각할 것이 이것 저것 많아서 가격대비 충실함?

하여간 그런 기분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연극 위주로 선택을 했다.

엘지 아트 센터는 외국에서 이슈가 되는 공연들을 아주 빨리 1-2년 안에 따끈따끈할 때 섭외해서 가져오기 때문에 정말 새롭고 신선하다는 느낌의 무대가 많다.

물론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요즘은 흥행성도 따지고 시기를 놓지지 않는 이슈성 둘 다 관리를 하는 것 같긴한데.

하여간 무대 퍼포먼스는 놓치면 아까운 것들이 많다.

올해 연극 무대는 재작년부터 좀 심드렁했던 일본 연극들 빼고는 거의 골랐는데 이전에 비해서 많이 줄은 느낌이다. 왜냐하면 고르고 나서 나머지를 채우려고 음악 장르에서 고심해서 들어다 봤으니까.

기분 탓인가? 할튼, 그런 느낌? 정확시 세어보지를 않아서 모르겠다.

일본 연극은 어느 순간 정서에 공감하기가 참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서 유명 연출자이기는 하지만 패스하기로 했다. 내용도 좋고 연출도 좋은데 요상하게 공감이 되지를 않는다. 보고 나서도 억지로 감동을 짜내야 하나 싶은 그런 느낌이 어색해서 과감하게 빼버렸다. 

요즘 들어 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전에는 재미있게 봤는데 요샌 정의신씨 작품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감성이 굳어버렸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할 수 없지. 

음악 듣는 취향도 바뀌는데 뭐. 사람 입맛은 변하는 것이 아니던가.


각설하고, 

그래서 몇 안되는 올해 엘지 기획 공연에서 연극을 골랐다.

<블램!>이라고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환상의 일탈이 휘몰아치는 내용이다.

출연자는 4명. 직상 상사 1명과 부하 직원 3인이다. 

예상대로 포인트는 사무실에 있는 평범한 집기들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였다.

전반부는 솔직히 뭐, 그냥 그랬다. 연기의 합은 놀라웠지만 동선들이 작아서 갈작 갈작.

코미디인데 엄청 기발하게 웃기는 건 별로 없었고,

천장의 형광등에 올라가서 그네도 타고 했는데 너무 짧았다.

후반에 뒤쪽 세트 전체가 일으켜 세워지는 등 규모가 급작스럽게 커졌다. 그리고 마임 실력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테이블의 세워서 포스트잇으로 카드놀이를 하는 씬은 별거 아닌데도 기발해서 웃었다. 영화에서 자주 보는 심폐소생술이 실패로 사망한 캐릭터로 인해 분노 게이지 업되는 장면의 패러디도 재미있었다. 죽은 것이 20리터짜리 생수통일 지언정 슬픈건 슬픈거 ㅋㅋㅋ 외계인으로 추정 ㅎㅎㅎㅎ

막판에는 다들 헐리우드 영화의 수퍼히어로로 변신을 해서 진짜 크게 한판 벌인다. 것도 2대 2 태그 매치 프로레슬링으로.

여기서 각 연기자들의 신체 능력과 재주를 한껏 보여준다. 무대도 막 90도 각도로 세워지고 음악도 신나고 액션도 커서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내 옆에 아가씨의 리액션도 원체 좋았던 것도 재미에 한 몫을 한 것도 같고 ㅋㅋㅋㅋ

아이언맨, 헐크 등등으로 변신을 했는데 헐크역 아저씨는 전반에 어쩐지 양복 핏이 넙대대 하다 했더니 와이셔츠 밑의 근육이 후덜덜 ㅋㅋㅋ 덩어리였음. 상의 탈의 후 초록색으로 적당히 칠하고 나와서 정말 헐크 같았음. 마른 양반들도 잔근육 장난 아니었음. 아크로바틱과 광대쇼 눈속임 마술 같은 것에 능숙한 팀이었다. 팔과 무릎에 보호대를  한 이유를 알겠다.

수 많은 공연으로 틀을 잘 가다듬은 것이 눈에 보이는 팀이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초반은 약간 애매했다. 이벤트가 좀 끊기고 보여줄 듯 말 듯 한 그런 느낌이 있었다. 각 구간별로 테마가 확실했으면 더 인상이 뚜렷했을 것 같은데. 상사가 원하는게 뭔지 확실하게 전달이 안됐다. 니들 노는데 껴달라는 건지 그냥 심심풀이로 놀려먹느라 장난을 하는데 서툰건지. 

어쨌든 메르스에 기죽지 않는 패기의 공연이었다. 넌버벌도 이렇게 점점 규모가 커가고 있었군.

우리나라도 넌버벌 퍼포먼스는 둘째가라면 서러운데. 난타나 도깨비 스톰같은거 엄청 재미있지 않은가. 캐릭터도 확실하고. 액션도 풍부하고. 여기는 세트의 장치도 꽤 컸다. 스테이지를 막 들어올리고 그러는 걸 보면 말이야.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음, 직장 생활 경험에서 봤을 때 파일 박스나 포스트잇 말고도 기발한 용품들이 많다는 것. 그런 것을 응용하면 더 재미있는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엘지아트센터가 그렇게 큰 극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팀에게는 너무 광활한 무대였던 것 같다.

어쨌든 괜찮은 팀의 괜찮은 퍼포먼스였음. 이전에 봤던 팀들보다는 약간~ 임팩트가 약하긴 했지만.

이하는 고민중인 브로셔 처리하기 방법의 하나로 스캔본 올려서 보관하기.